졸속행정 누구 탓인가

입력 1995.04.02 (21:0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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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규원 앵커 :

책임 있는 행정에 국민의 신뢰는 따르기 마련입니다.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 행정 분야도 있습니다. 아무리 잘못된 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만이고 또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.


김종진 앵커 :

서울시가 백6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지은 목동 종합운동장이나 80억을 넘어 들인 난지도 쓰레기 분리처리장의 경우도 바로 그런 행정풍토의 소산입니다.

박선규 기자의 취재입니다.

박선규 기자 :

지난 89년, 백60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완공한 서울 목동의 종합운동장입니다. 당시 프로구장으로 까지 활용할 수 있게 건설됐다는 이 운동장의 야구경기장이 지금은 겨우 초등학교와 중학교. 선수들의 경기장으로 밖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.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햇빛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합니다.


권보근(건대부중 외야수) :

외야에서 햇빛이 비칠 때 공뜨면 판단하기가 어려워요.


박종배(건대부중 외야수) :

타구가 와서 하늘을 봤는데요. 햇빛에 가려 글러브 맞고 떨어졌죠.


박선규 기자 :

이런 문제는 경기장 방향이 잘못돼 외야수들이 해를 바라보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.


하일성(KBS야구해설위원) :

해를 안고 콘프레이트가 있어야 됩니다. 근데 이게 콘프레이트가 등을 지고 이것이 해가 넘어가기 때문에 역시 외야수들이 플레이 하는데 지장을 받습니다.


박선규 기자 :

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등학교 이상의 경기는 대부분 동대문 경기장에서 열리고 동대문 경기장의 일정상 어쩔 수 없는 몇몇 경기만이 이곳에서 치러집니다. 게다가 이 경기장에 연결되는 대중교통 수단은 30분정도 간격으로 배차되는 22-1번 한대뿐, 그러나 경기장 입구에는 현재 다니지도 않는 버스의 안내 표지판들까지 서있습니다.


신선우 :

자가용 없으면 오목교서 걸어야 걸어오는 수밖에 없어요.


김종도 :

"걸어오시는데 시간이 얼마나?"

남자 걸음으로 15-20분


박선규 기자 :

이런 관계로 찾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고 당연스런 결과로 목동 종합운동장은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.


권종수(서울시 체육과장) :

수익금 사용료는 한 8천만 원 정도가 되겠고, 또 이런 운동장 시설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10억 정도가 소요가 됩니다.


박선규 기사 :

한해 적자폭이 9억 원 이상. 어림잡아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50억 원 정도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. 물론 적자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데워지고 있습니다. 그러나 경기장을 이렇게 엉터리로 지어놓은 관계자들에 대해서 책임문제가 거론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. 서울 난지도의 쓰레기 분리처리장입니다. 지난 S6년, 당시 82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건설반 쓰레기 분리처리 시설이 한 번도 사용되지 못한 채 10년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.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건설한 이 설계는 보시는 것처럼 대단합니다. 그러나86년 6월에 완공이후 1차 시험가동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습니다. 이후에 2년 동안의 보완공사 기간을 거쳐서 재가동을 해보았지만은 역시 사용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.


이채근(서울시 청소사업본부) :

기계가 고장이 잦고, 기계가 막힙니다. 종이라든지 섬유 유리 깡통 등선별을 하게 돼 있거든요, 선별 기능에 문제가 있다.


박선규 기자 :

서울시 측은 이러한 문제를 시공회사인 현대건설의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해고 현대건설측은 서울시의 용역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맞섰습니다. 이렇게 되자 서울시와 현대건설측은 지난 89년 소송에 들어갔고 만 6년만인 지난 1월 최종 판결이 났습니다. 판결 내용은 전기와 기계부분의 47억 원 현대 측이 책임지고 나머지 부분 35억 원은 서울시가 맡으라는 책임분담 결정이었습니다.


남궁완 (건국대환경공학과 교수) :

그와 같은 새로운 시설을 도입하려면 첫째,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한데 사전검토없이 그대로 외국의 기자재를 들여다가 설치했다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이지요.


박선규 기자 :

이 문제로 현대건설의 당시 현장소장 등 간부들은 옷을 벗었습니다. 당시 이 설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던 서울시의 책임자는 김성배 전시장, 그러나 김 전시장 등 서울시의 관계자들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해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.

KBS 뉴스, 박선규입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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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졸속행정 누구 탓인가
    • 입력 1995-04-02 21:00:00
    뉴스 9

이규원 앵커 :

책임 있는 행정에 국민의 신뢰는 따르기 마련입니다.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 행정 분야도 있습니다. 아무리 잘못된 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만이고 또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.


김종진 앵커 :

서울시가 백6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지은 목동 종합운동장이나 80억을 넘어 들인 난지도 쓰레기 분리처리장의 경우도 바로 그런 행정풍토의 소산입니다.

박선규 기자의 취재입니다.

박선규 기자 :

지난 89년, 백60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완공한 서울 목동의 종합운동장입니다. 당시 프로구장으로 까지 활용할 수 있게 건설됐다는 이 운동장의 야구경기장이 지금은 겨우 초등학교와 중학교. 선수들의 경기장으로 밖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.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햇빛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합니다.


권보근(건대부중 외야수) :

외야에서 햇빛이 비칠 때 공뜨면 판단하기가 어려워요.


박종배(건대부중 외야수) :

타구가 와서 하늘을 봤는데요. 햇빛에 가려 글러브 맞고 떨어졌죠.


박선규 기자 :

이런 문제는 경기장 방향이 잘못돼 외야수들이 해를 바라보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.


하일성(KBS야구해설위원) :

해를 안고 콘프레이트가 있어야 됩니다. 근데 이게 콘프레이트가 등을 지고 이것이 해가 넘어가기 때문에 역시 외야수들이 플레이 하는데 지장을 받습니다.


박선규 기자 :

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등학교 이상의 경기는 대부분 동대문 경기장에서 열리고 동대문 경기장의 일정상 어쩔 수 없는 몇몇 경기만이 이곳에서 치러집니다. 게다가 이 경기장에 연결되는 대중교통 수단은 30분정도 간격으로 배차되는 22-1번 한대뿐, 그러나 경기장 입구에는 현재 다니지도 않는 버스의 안내 표지판들까지 서있습니다.


신선우 :

자가용 없으면 오목교서 걸어야 걸어오는 수밖에 없어요.


김종도 :

"걸어오시는데 시간이 얼마나?"

남자 걸음으로 15-20분


박선규 기자 :

이런 관계로 찾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고 당연스런 결과로 목동 종합운동장은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.


권종수(서울시 체육과장) :

수익금 사용료는 한 8천만 원 정도가 되겠고, 또 이런 운동장 시설을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10억 정도가 소요가 됩니다.


박선규 기사 :

한해 적자폭이 9억 원 이상. 어림잡아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50억 원 정도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. 물론 적자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데워지고 있습니다. 그러나 경기장을 이렇게 엉터리로 지어놓은 관계자들에 대해서 책임문제가 거론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. 서울 난지도의 쓰레기 분리처리장입니다. 지난 S6년, 당시 82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건설반 쓰레기 분리처리 시설이 한 번도 사용되지 못한 채 10년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.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건설한 이 설계는 보시는 것처럼 대단합니다. 그러나86년 6월에 완공이후 1차 시험가동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습니다. 이후에 2년 동안의 보완공사 기간을 거쳐서 재가동을 해보았지만은 역시 사용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.


이채근(서울시 청소사업본부) :

기계가 고장이 잦고, 기계가 막힙니다. 종이라든지 섬유 유리 깡통 등선별을 하게 돼 있거든요, 선별 기능에 문제가 있다.


박선규 기자 :

서울시 측은 이러한 문제를 시공회사인 현대건설의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해고 현대건설측은 서울시의 용역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맞섰습니다. 이렇게 되자 서울시와 현대건설측은 지난 89년 소송에 들어갔고 만 6년만인 지난 1월 최종 판결이 났습니다. 판결 내용은 전기와 기계부분의 47억 원 현대 측이 책임지고 나머지 부분 35억 원은 서울시가 맡으라는 책임분담 결정이었습니다.


남궁완 (건국대환경공학과 교수) :

그와 같은 새로운 시설을 도입하려면 첫째,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한데 사전검토없이 그대로 외국의 기자재를 들여다가 설치했다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이지요.


박선규 기자 :

이 문제로 현대건설의 당시 현장소장 등 간부들은 옷을 벗었습니다. 당시 이 설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던 서울시의 책임자는 김성배 전시장, 그러나 김 전시장 등 서울시의 관계자들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해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.

KBS 뉴스, 박선규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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